Eminem, Kid Rock와 손잡다

트럼프 반대 시위를 이끌던 래퍼가 MAGA 아이콘과 무대에 올랐다. 2017년 그 모래 위의 선은 이제 지워진 걸까

2026. 10. 18. 02:30

ALLRAPSHIT

Eminem, Kid Rock와 손잡다

2017년 BET 어워즈 프리스타일은 힙합 역사에 남을 순간이었다. Eminem은 그 무대에서 이렇게 뱉었다. "내 팬 중에 그의 지지자가 있다면, 모래 위에 선을 긋겠다. 너는 어느 쪽이냐." 정작 말머리에 맺힌 이름은 트럼프 대통령. 이후 2024년 Kamala Harris 지지 선언을 비롯해 여러 차례 입장을 이어가며, Slim Shady는 줄곧 명확한 편을 들어온 아티스트였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는 반대편 끝에 서 있는 인물과 무대를 같이하게 됐다. Kid Rock의 앨범 Halfway 2 Jesus 수록곡 'Heal My Faith'에 Eminem이 참여한 것. 애국적인 MAGA 진영의 대표적인 지지자로 잘 알려진 Rock과의 합작 소식이 터지자 팬들의 실망은 순식간에 터져 나왔다. 물론 둘 사이에는 디트로이트를 끼고 얽힌 오랜 인연이 있다는 변명이 없지 않다만, 팬들이 느낀 위화감은 그 정도로 지워지지 않았다.

정치가 아닌 우정 음악?

'Heal My Faith' 안에서 Eminem은 이 인연을 직접 랩으로 풀어낸다. 정치적 원수가 아니라 Rock을 자신의 "형제"로 삼겠다는 쪽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팬들은 적어도 또 한 번의 설명, 조금 더 구체적이고 이해할 만한 입장 표명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런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주말, Marshall Mathers는 Instagram 등 소셜미디어에 'Heal My Faith' 홍보 글을 올렸고, 캡션은 오히려 반발심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비판 시절의 날 선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편을 고르는 자리가 아니라, 오랜 친구와 음악을 만들기로 선택한 것일 뿐.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

Not about choosing sides, just choosing to make music with my old friend. Praying for all of us. #HealMyFaith @kidrock

Kid Rock과의 합작을 홍보하며 남긴 Eminem, Instagram

Kid Rock의 반박

이 어중간한 태도에 대한 비난이 몰아붙이자 사정은 좀 더 명확해졌다. Kid Rock이 디트로이트의 지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나서서 이야기를 풀었기 때문이다.

직업 인생 내내 소음을 만들어왔고 소음을 잘 아는 둘이 바로 우리겠지. 빈 짐 실은 수레가 제일 크게 요란하다는 걸 우리는 알아. 누구 말이란 거지. 오랜 친구 둘이 뭔가를 했다는 게 그렇게 화가 나냐는 거지. 사실 너희가 스스로 문제를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걔도 알고, 나도 알아.

If there are two people who understand the noise, who have created a lot of noise in their careers, it’s us. We understand (that) empty wagons make the most noise, right? Who are these (complainers)? […] You’re upset that two old friends did something together? I mean, you’re essentially confirming the problem to us. And he understands that. We both understand that.

비난 여론에 대응하며 말한 Kid Rock, Detroit Free Press 인터뷰

Rock은 이전에도 이번 합작에 대해 비슷한 취지로 밝힌 바 있었다. Eminem의 파트는 둘이 이야기해온 문제를 담고 있으며 앞으로도 꼭 들려야 할 말이라는 것. 정치적으로도 다른 것들도 차이가 있지만 지난 세월 내내 친구로 남았고, 생각이 달라 이유로 친구를 잃거나 가족과 소통을 끊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는 선언이었다.

2017년의 그 선은 어디에

홍보 문구에 두었던 Eminem의 최근 태도를 돌이켜보면, 2017년 모래 위에 그렸다고 선언했던 선과는 사뭇 거리가 보인다. 몇 년간 이어져온 그 입장이 여전히 유효한지, 아니면 지금 와서 가장 자연스럽게 반듯 모래밭의 그 선이 지워진 것인지, 그의 팬들은 여전히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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