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ke, '20대 1'은 항상 뜨거웠다: 디스전과 스트리밍 이벤트의 이중적 의미

패배의 기억마저 '핫'하게 포장하는 그의 전략

2026. 08. 10. 23:03

ALLRAPSHIT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디스전

2024년은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해로 기억될 것이다. Drake와 Kendrick Lamar의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Like That'으로 시작된 불씨는 'Push Ups', 'Euphoria', 'Family Matters', 'Not Like Us', 'Meet The Grahams' 등 역대급 트랙들을 쏟아내며 폭발했고, 마침내 Drake가 'The Heart Part 6'으로 사실상의 항복 선언을 하며 일단락됐다.

문제는 이 싸움이 단둘이 붙은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Rick Ross, A$AP Rocky, Future, Metro Boomin, The Weeknd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가세하며 상황은 Drake에게 극도로 불리하게 흘러갔다. 이에 Drake는 이를 '20대 1'의 상황으로 규정지었다.

새로운 '20대 1' 이벤트

그런데 그가 최근 소셜 미디어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그의 '20대 1'이 또 있었단 말인가? 아니다, 이번에는 Stake 9주년 기념 스트리밍 이벤트로 진행된 '20대 1' 데이트 쇼 이야기였다. Lily Phillips, Lena The Plug 등이 출연한 이 이벤트를 마친 후, Drake는 자신의 SNS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내 두 번째 20대 1은 첫 번째만큼 거의 뜨거웠어..

My second 20 V 1 was almost as lit as the first..

Drake가 자신의 계정에 게시한 글, X (구 트위터)

숨겨진 의미는?

이 한 줄의 의미를 곱씹어보자.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이벤트 후기 같지만, 과거의 디스전을 직접적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매우 의도적인 발언으로 읽힌다.

여기서 Drake의 흥미로운 태도 변화가 포착된다. 당시 그는 명백히 코너에 몰린 상황이었고, 결과적으로 '패배자'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 상황을 '거의 뜨거웠다(lit)'고 표현하며, 심지어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뉘앙스까지 풍긴다. 마치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과정에서의 전투 자체는 인정하는 듯한 애매한 화법이다.

이러한 발언의 이중성을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는 디스전 직후 UMG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시각에서, 이 모든 디스전은 자신을 정상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음반사 시스템이 조직적으로 벌인 '조직적 공격(coordinated attack)'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뜨거웠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어도 팬들 앞에서는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그의 결연한 의지이자 전략으로 보인다.

단, 이것이 완전히 진실된 감정 표출인지는 의문이다. 공식 석상에서의 웃음 뒤에는 분명히 불만과 상처가 남아있을 터. 하지만 Drake는 언제나 그래왔듯,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마커 자신의 팬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결집 도구로 사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단순한 감상이 아닌, 팬덤을 향한 정교한 메시지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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