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ce the Rapper의 ‘Coloring Book’이 10년 전 힙합에 던진 기쁨의 선언

트랩이 지배하던 시절, 가스펠을 품고 등장해 산업의 룰을 깬 앨범. 그로부터 10년, 여전히 빛나는 이유를 돌아봤다.

2026. 05. 15. 08:36

ALLRAPSHIT

10년 전, Chance The Rapper가 'Coloring Book'을 발표했을 때 그 앨범은 첫 순간부터 무언가 달랐다. 당시 힙합 신은 트랩의 어두운 감성과 무거운 프로덕션이 지배적이던 시기였다. Chance는 가스펠 합창단과 감사, 신앙, 시카고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순수한 기쁨을 정면에 내세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세상을 순진하게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그 톤은, 대다수 메인스트림 랩이 의도적으로 외면하던 생동감을 품고 있었다.

롤아웃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Chance는 독립 아티스트로서 Apple Music 독점 스트리밍으로 'Coloring Book'을 공개했는데, 이는 음악 업계 일부에서 스트리밍에 대한 회의감이 여전하던 시절의 결정이었다. '믹스테이프'라는 타이틀을 단 스트리밍 전용 프로젝트가 정상급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뒤따랐지만, 앨범은 곧바로 답을 내놓았다. 빌보드 200에서 8위로 데뷔한 것인데, 당시만 해도 스트리밍 숫자만으로 메인 차트에 진입하는 일 자체가 새로운 현상이었다.

'No Problem', 'Blessings', 'Angels', 'Same Drugs' 같은 트랙들이 이 앨범을 그해 힙합 신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만들었다. Ye, Justin Bieber, Lil Wayne, 2 Chainz, Lil Yachty, Kirk Franklin 등 피처링 아티스트들 또한 이 앨범의 공동체적인 분위기를 한층 넓혀 주었다.

그래미가 인정한 스트리밍 시대의 포문

이 앨범이 2016년에 특별했던 이유는 음악 외적인 지점에서도 두드러졌다. 당시 앨범은 여전히 전통적인 판매량으로 평가받았고, 실물 음반의 위세는 높았다. 게다가 스트리밍 전용 프로젝트가 메이저 시상식 후보 자격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았다. 'Coloring Book'은 그 대화를 앞당기는 강력한 사례가 되었다.

2017년, Chance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랩 앨범을 수상하며 스트리밍 전용 프로젝트로는 처음으로 이 부문을 거머쥔 주인공이 되었다. 더불어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랩 퍼포먼스('No Problem')까지 석권했다. 이 순간은 단순한 개인적 성취를 넘어 음악 유통의 새로운 규칙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건이었다.

희망과 생존 사이의 사운드

Chance가 앨범 전반에 걸쳐 빚어낸 감정적 분위기는 그 경쟁작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지점이었다. 이 앨범은 기쁨을 노래하면서도 천박하지 않았고, 영성을 띠면서도 설교하듯 들리지 않았다. 가장 축제적인 순간조차 그 바닥에는 가족과 생존에 대한 의식이 깔려 있었다. Chance는 삶이 완벽하다고 꾸며내지 않았다. 단지 랩에서 진지함이라고 하면 무조건 무감각함을 택해야 하는 공식에 얽매이지 않았을 뿐이다.

'Blessings'는 그 정서의 중심에 섰다. 'Angels'는 고향에 대한 깊은 프라이드를 경쾌하게 전달했다. 'Same Drugs'는 당시 랩 라디오를 지배하던 거의 모든 것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다. 감정의 벽을 허물지만, 굳이 그 이후로 자신을 경화시키지 않는 태도였다.

주류 룰을 거부한 스타

Chance는 'Acid Rap'을 통해 이미 존재감을 알린 상태였지만, 'Coloring Book'은 그를 완전히 다른 궤도로 밀어 올렸다. 시상식을 휩쓸었고, 산업의 예상을 깨는 독립 아티스트로서 동세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에게서 전통적인 의미의 랩 스타덤을 쫓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는 다가가기 쉬웠고, 시카고에 뿌리를 두었으며, 음악에 대한 진짜 흥분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흔히 냉소가 더 많은 문화적 화폐로 통용되던 시대에 그런 태도는 돋보였다. 대중은 이 모든 것에 열광했다.

2016년 이후 Chance를 둘러싼 공공의 대화는 상당히 달라졌다. 기대치가 무거워지면서 그에 대한 반응도 바뀌었고, 산업과 리스너의 평가도 예전과 같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oloring Book'만큼은 시간이 흐르며 뒤따르곤 하는 재평가로부터 온전히 보호받는 듯한 인상이다. 나중에 Chance에게서 마음이 멀어진 사람들조차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만은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곤 한다. 10년이 지난 지금, 음악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 그 느낌은 여전히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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