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P Rocky의 시카고 공연에 등장한 부엉이와 쥐, 그 의미는?
리한나를 사이에 둔 묘한 감정의 골, 무대 위 이미지 하나가 두 남자의 비프에 다시 불을 지폈다.
2026. 05. 30. 01:09
부엉이와 쥐, 그리고 디스의 기로
A$AP Rocky의 'Don't Be Dumb' 투어가 5월 27일 시카고에서 막을 올렸다. 첫 공연부터 팬덤을 뜨겁게 달군 건 그의 무대 퍼포먼스보다도, 콘서트 아웃트로에 등장한 한 장의 비주얼이었다. 눈, 무장한 병사들의 실루엣에 이어 스크린에 나타난 것은 부엉이와 쥐. 두 이미지는 나란히 배치되며 마치 어떤 서사를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당 장면은 Kurrco가 트위터에 먼저 공유하며 순식간에 입방아에 올랐다. 부엉이가 Drake의 레이블 OVO를 상징한다는 점, 그리고 쥐가 힙합 문화에서 ‘밀고자(snitch)’라는 부정적인 낙인과 연결되는 이미지라는 점이 맞물리자 “이거 결국 디스 아니냐”는 반응이 폭발했다. 지난 ICEMAN에서 Drake가 Rocky를 겨냥한 디스가 선공이었던 만큼, 이번 아웃트로는 그에 대한 응수라는 해석이 빠르게 번졌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다. 생태계에서 부엉이가 쥐의 천적이라는 점을 단순히 시각적 대비로 활용했을 수도 있고, Rocky가 직접 어떤 의도를 드러낸 것은 아니다. 힙합 매거진이 먼저 결론을 내리기엔 근거가 얄팍한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팬들은 여느 때처럼 각자 쪽으로 갈린 해석을 쏟아내며 비프의 연료를 지피고 있다.
비프의 뿌리는 음악이 아닌 관계
두 아티스트 사이의 갈등은 사실 ‘배신’이나 ‘밀고’와는 전혀 무관하다. 올해 초 DJ Akademiks와의 인터뷰에서 Rocky가 직접 밝혔듯, 핵심은 그들이 공유한 여성 관계다. Drake는 한때 Rihanna를 깊이 사랑했지만 그 감정은 제대로 교차되지 못했다. 이후 Rihanna는 Rocky와 아이를 가지며 가족을 이뤘고, 이 과정에서 Rocky와 Drake의 사이는 급속도로 틀어졌다. 거기에 더해, Rocky가 Drake의 아들 Adonis의 어머니인 Sophie Brussaux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루머까지 불거지며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흘렀다.
특히 Kendrick Lamar와의 대대적인 비프를 거친 후, Rocky와 Drake는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다. Rocky는 Future와 Metro Boomin의 콜라보 앨범 'WE STILL DON'T TRUST YOU'에서 Drake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감정을 가사에 쏟아냈다. 그러나 그는 훗날 “여자 문제를 디스 소재로 끌어들인 건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대 위 아웃트로의 부엉이와 쥐가 그 후회를 되돌릴지, 아니면 싸움의 불씨를 더 키울지는 앞으로의 공연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일단 현재로선 시카고 공연의 비주얼 하나만으로 모든 걸 단정하기는 어렵다. 팬들의 상상력이 부풀려 낸 서사야말로 이 비프의 가장 든든한 토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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